Artist in Residency

European Ceramic Work Center

Author
admin
Date
2024-01-27 23:53
Views
17
2016-17 European Ceramic Work Center, Oisterwijk, Netherland

2016년도 연말은 EKWC European Ceramic Work Center 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몇 일 전에 네덜란드에 도착했습니다. 새벽 3시에 도착한 덕분에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첫 기차가 움직이길 기다렸다가 Owisjerwijk행 기차를 탔어요
(한번에 못 가서 아인트호벤에서 갈아타야 해요) 저는 한국의 기차를 생각하고, 예매를 미리 해야 하나
싶어서 한국에서 미리 알아보니 네덜란드의 기차는 한국의 지하철 개념으로 생각하는게
더 편할것 같아요. 승차권은 있으나 자리가 배정되진 않아요 사람 많으면 입석, 아님 앉아서 가는걸로~
그렇게 12월의 네덜란드 시골에 아침 8시쯤 도착했고. 캐리어 두개를 터덜터덜 끌며
레지던시에 도착했어요 좀 많이 이른 도착이지만, 이곳은 작업실 겸 작가들 숙소도 같이 있어서
다행히도 누군가는 문을 열어 주었답니다. 작업실과 숙소를 배정 받고 본격적으로 짐을 풀고 보니
작업실이 엄청나게 큽니다!!! 이곳은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도자 전문 레지던스랍니다.
많은 도자 작가들이 와서 작업하고 싶어하는 꿈의 레지던시라고 해요.
저는 도자 전문 작가가 아니라, 도자를 작업에 사용하고 싶은 작가로 분류 되서
좀 수월하게 입성했어요.

도자 전문 레지던시 답게 가마는 10개가 넘게 있고 방만한 가마부터,
작은 테스터 가마까지 종류 별로 많아요. 유약제조 실도 따로 있고, 유약 만드는
테크니션이 상주합니다. 그래서 궁금한것 있음 물어보고 작업 이렇게 하고 싶다 하면
방법적으로 도움을 주세요. 더불어 흙도 구매 가능하고, 흙도 종류별로 엄청 많아요.
슬립 캐스팅 실도 따로 있고 석고 전문가가 1g의 오차도 허락치 않는 매의 눈으로 몰드
만드는 것을 도와준답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한 이곳은 도자에 대한 기술과 정보가
전혀 없어도 와서 이렇게 하고 싶다 하는 말 한마디면 모든 테크니션이 붙어서 현실화 시켜줍니다.

이곳이 비싸기로 유명도 하고, 한국 작가는 제가 가기 전에는 주세균 작가님이 유일 했고,
다음에는 신미경 작가님, 정나영 작가님이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비용이 비싸기로 소문난 이유는
아마도 deposit 제도 때문 같습니다. 일단 저는 이곳에서 funding을 받아서 비용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았고 레지던스 시작전에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최대치를 deposit으로 잡아 둡니다.
그렇게 사용한 재료들을 deposit에서 차감하고 나중에 레지던스가 종료되면 돌려줘요.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유약과, 흙, 가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유럽에서의 장기 체류가 처음이라서 이곳에서는 작업 보다는
경험에 집중했어요. 새롭게 슬립캐스트를 배우기도 했고, 온갖 색의 유약을 다 만들어 봤고
(레지던시에 있는 모든 색을 사용해서 만들어서 한국까지 가져옴) 관광도 많이 했어요.
레지던스가 끝날 무렵에 헤이그에 있는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섬유 비엔날레에 참여 예정이라 작업을 이곳에 주고 오는게 최대 목표였어요.

레지던스의 작가들 대부분은 유럽 작가들이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작가가 제일 많고
아시아 작가는 많지 않아요. 제가 있을 때 아시아인은 저 한 명이었습니다. 이곳의 재미난
규칙 중 하나는 여기에는 굉장히 큰 공용 주방과 식당이 있는데. 저녁 식사를 한 명의 작가가
책임집니다. 대략 20명의 작가들이 같이 지내기 때문에 한 번의 저녁을 위해 20명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면 됩니다. 식당 한 켠에 어느날 누가 밥을 하는지 표가 있어서
미리 자신의 일정에 맞춰서 이름을 쓰면 되요. 상대적으로 미국보다는 채식주의자가 덜했어서
음식하는데 부담이 적긴 했습니다. 저는 3번 (한달에 한번꼴)로 저녁을 했고 제가 유일한
아시아인이고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 음식을 했어요. 비빔밥이나, 파전, 콩나물밥, 떡꼬치 등
전식부터 후식까지 완벽하게 저녁을 책임지는겁니다. 지내는 동안 그래서
여러 나라 음식을 맛봤어요 인도네시아 음식부터 아르헨티나 음식까지.
이건 필수는 아니지만 보통 이런 식으로 하고 있어서 음식을 못 하는 경우에는 피자를
여러 개 시켜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했어요. 유럽에서의 첫 레지던스라서 흥분도 하고
설레임도 컸었던듯 싶어요.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제가 작업을 도자로 전환 하려는
시도를 이곳에서 실현이 가능했다는 사실이에요 . 가마의 크기도 종류별로 많기 때문에,
아주 큰 작업도 가능하고, 작은 작업들은 시편 가마로도 충분합니다.
유약 테크니션도 따로 있기 때문에 유약 실험도 가능하고 이제까지 만들었던
유약 레시피들도 남아 있어서 그것도 고대로 따라서 해보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해요. 네덜란드가 흙이 좋다고 해요, 실제 이 레지던스의 와이파이
이름이 velvet ground일 정도로 흙이 좋다해요. 제가 도자 전공자였다면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꼈을테지만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러나 저에게는 충분한 경험이었던 듯 싶습니다.